- 페이지 입니다.

글마당
  • CEO 칼럼
  • 에세이
  • 메일보내기

CEO 칼럼

HOME > 글마당 > CEO 칼럼

[CEO 칼럼] 월드컵에서 배우는 리더십

등록일 : 2014-07-30 조회 : 2,663
게시물 등록정보
댓글수0

이 칼럼은 [국제신문 2014-07-30] CEO칼럼 입니다.

 

 

 

월드컵에서 배우는 리더십 /박수관

 

선수들을 하나로 묶듯 국민 화합과 통합 필요

위기대비 철저한 준비, 비전과 동기 제시해야

 

-와이씨텍 회장 박수관-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지 보름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월드컵 개막 전만 해도 우리 팀이 16강은 물론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이뤄 경기 침체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줄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스타플레이어였다는 이유만으로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큰 기대를 가진 것은 매우 신중치 못한 일이 되고 말았다. 우리의 실력이 세계 수준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객관적 판단없이 허황된 꿈으로 제대로 준비조차 않고 출전해 결국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세계로부터 냉소적 비판까지 받았다.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참패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축구협회의 무능과 독선, 오래된 관행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더 큰 책임은 선수를 선발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상대팀 전술에 대응할 작전을 구사하는 감독에게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홍 감독은 '의리'를 기초로 팀을 구성했고 스타플레이어라는 자만으로 공부하지 않고 세계 축구 흐름을 제대로 분석·파악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월드컵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둔 감독들이 보여준 리더십은 축구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큰 교훈을 주었다. 첫째, 구성원들을 조직화해 원팀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아무리 스타플레이어가 많아도 그들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하나의 팀으로 만들지 못하면 실패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이념, 지역, 계층, 세대 등 다양한 갈등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념과 가치관이 다르다고 배척하기 보다는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분위기 조성을 통해 갈등을 화합으로 승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예측 못한 위기적 상황에서 리더가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운명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둔 감독들은 위기 때마다 뛰어난 용병술로 이를 반전시키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독일의 요하임 뢰브 감독은 허를 찌르는 전략과 상황에 적합한 뛰어난 용병술로 상대팀을 무력화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평상시에는 누구나 조직을 무리없이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위기가 닥쳤을 때는 다르다. 세월호 침몰사건이 단적인 예이다. 선장은 위기가 닥쳐오자 무책임, 무능력의 극치를 보여줌으로써 엄청난 피해를 야기하고 말았다. 배의 침몰 전후 우리 정부의 위기대응 체계도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 늘 위기에 대비해 닥칠 문제점을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훌륭한 리더의 중요한 요건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셋째,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리더가 권위적으로 군림하는 시대가 아니라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이다. 우리 사회는 아쉽게도 아직까지 이러한 섬김의 리더십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리더가 결정하고 구성원들은 따르기를 강요하는 모습이 일상화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지시와 통제의 리더십이 아니라 낮은 자세로 솔선수범하고 구성원들을 존중하는 섬김의 리더십이 일반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좋은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이 실현됐을 때 얻을 결과에 대한 확신을 줌으로써 구성원들이 노력하고자 하는 열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해 주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큰 이변인 스페인의 몰락은 선수들이나 감독의 역량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세계 최강이라는 자만심에 빠져 열정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적절한 비전과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독일의 뢰브 감독은 결승전 후반 종료 직전 백전노장 클로제를 빼고 검증되지 않은 신예 괴체를 투입하면서 귓속말로 "세상 사람들에게 네가 메시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라"고 말했다고 한다. 괴체에게 감독의 이 말은 큰 힘이 되었을 것이고 이것이 원동력이 되어 독일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넣을 수 있었을 것이다.

 

리더십은 조직의 성과는 물론이고 구성원들의 운명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지도자는 과거 현재 미래를 검증하고 판단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현명한 지혜를 가져야 한다. 6·4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의 미래를 새롭게 책임지게 될 지도자가 첫발을 내딛은 지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 새로 선출된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희망은 매우 크다. 이와 함께 부산의 비전에 대한 걱정도 많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나타난 감독들의 다양한 리더십이 새롭게 시작한 시장에게 큰 교훈이 되리라 생각한다. 새 시장이 통합과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시민을 섬기는 리더십을 통해 부산을 세계 최고의 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록보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