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국제신문 2014-10-22] CEO칼럼 입니다.
[CEO칼럼]가을처럼 풍성한 경제를 기대하며/박수관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하늘은 그 높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파랗다 못해 눈부시게 시릴 정도로 푸른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산과 들은 아름다운 색동옷으로 갈아입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가을은 우리에게 아름다움과 풍요로운 결실을 선물해 준다. 가을이 우리에게 준 선물은 여름의 찌는 듯한 무더위와 세찬 폭풍우를 견뎌낸 결과물이기에 더욱 값질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많은 교훈을 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가을이 주는 교훈 중 하나는 풍요로움에 안주하지 말고 곧 닥쳐올 엄동설한을 대비하라는 것이다. 과거 우리 경제가 활황일 때 우리는 풍요로움에 심취해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넘어 세계 극소수 국가만이 누릴 수 있는 3만 달러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달콤한 환상에 빠져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그 결과 우리 경제는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 중 어느 것 하나 긍정적인 것이 없을 정도로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소비와 투자는 더욱 위축되고 있고,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으로서 효자역할을 톡톡히 했던 전자, 자동차 등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위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 시대를 열면서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삼성전자마저 1년 만에 영업이익 규모가 반토막이 났다. 또 현대·기아자동차는 주 수출 무대인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판매량의 급격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세계시장에서 우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기업들이 아베노믹스 효과로 엔화가치의 급격한 추락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은 더욱 약화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 경제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시한 양적완화 조치를 마무리하려는 미국과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우리와의 격차를 급격히 줄이고 있는 중국이 우리 경제를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세계경제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국 기업 육성에 엄청난 투자와 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인들도 가능한 자국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어 우리 기업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대내외적 경제상황이 우리 경제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위기적 상황을 인식하여 하반기에만 30조 이상을 쏟아 부었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2.0%로 낮추는 등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대할 만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경기회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경제는 구조적으로 내수시장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심한 우리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 국민, 심지어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에서는 효과적인 거시경제정책 수립,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적극적이고 다양한 지원을 통해 기업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정당이나 개인적 이익을 위한 정쟁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최우선시하는 노력을 통해 적기에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도화하도록 하여야 한다.
기업들도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신제품 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적인 노력을 통해 고도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자생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투명한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기업인이 존경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민은 경제가 어렵다고 무조건 아끼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현명한 소비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경제회복을 위해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언론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실제 상황보다 부풀려 보도하게 되면 국민들은 보도된 내용보다 더 심각하게 현실을 받아들여 지갑을 닫게 된다. 언론은 신중하고 현명한 보도로 국민의 경제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5000년 역사 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모두 슬기롭게 극복했다.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도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노력한다면 분명 이겨낼 수 있을 것이고, 그 결실로 가을처럼 풍요로운 경제적 상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여유롭고 풍요로운 가을에 철저히 겨울을 대비한 사람만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고, 다음 봄에 더 많은 수확을 위한 새로운 싹을 틔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가을의 교훈을 잊지 말자.
와이씨텍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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