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지 입니다.

글마당
  • CEO 칼럼
  • 에세이
  • 메일보내기

CEO 칼럼

HOME > 글마당 > CEO 칼럼

[CEO 칼럼] 부산사람의 기질을 르네상스 원동력으로

등록일 : 2014-03-26 조회 : 2,795
게시물 등록정보
댓글수0

이 칼럼은 [국제신문 2014-03-26] 기고칼럼 입니다.

 

 

 

 

부산사람의 기질을 르네상스 원동력으로 /박수관

 

넓은 바다를 닮은 따뜻한 마음·단결력, 정책과 연결시켜 지역발전에 활용하자

 

 

-와이씨텍 회장 박수관-

 

 

 

 

 

 

어느 지역이나 그 지역사람들만의 독특한 기질이 있다. 부산사람들도 다른 지역사람들과 차이가 나는 특유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개방적이다, 의리가 있다, 도전적이다, 거칠다, 저항적이다 등은 부산사람들의 기질을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표현들이다. 40년 가까이 부산에서 살면서 경험하고 느낀 부산사람들의 기질은 인정이 많고, 개방적이고, 정의감과 단결심이 강하다는 것이다.

 

부산사람들은 인정이 많아 이웃과 사회를 위해 베풀 줄 아는 심성을 가지고 있다. 이웃의 아픔을 자기 아픔처럼 가슴 아파하고 작은 것이라도 나눌 줄 아는 사람, 선행을 베풀어도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고 또한 자기가 베푼 것을 되받을 생각도 않고 그저 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바로 부산사람이다. 전국에서 자원봉사 참여 열기가 가장 높다는 것도 인정 많은 부산사람들의 기질에서 비롯된 것이다. 필자도 사업을 하면서 큰 위기를 겪었고 그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격려를 아끼지 않은 사람은 바로 부산사람들이었다. 전라도 출신인 필자에게 부산은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이 늘 큰 사랑을 베풀어 주었고, 피곤해 지쳐 있을 때에는 쉴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부산은 바다의 도시이다. 넓은 바다는 부산사람들의 넓은 마음과 포용성을 낳았다. 가슴이 답답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필자는 바다를 찾는다. 그때마다 바다는 넓디넓은 가슴으로 품어 안아 준다. 바다가 우리를 품는 순간 가슴도 넓어져 답답한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것이 바로 부산사람들이 개방적인 기질을 갖게 된 주요한 이유인 듯하다. 부산에는 다양한 지역 출신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출신 지역문제 때문에 시민들 간에 심각한 갈등은 그렇게 많지 않게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고, 다른 도시에 비해 성공한 외지인이 많다. 이런 조화로움은 넓은 바다를 닮은 부산사람들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기질에서 기인한 것이다. 부산사람들은 처음 만난 사람이 말씨가 달라도 겉모습에 구애받지 않고 보편적으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부산사람들은 정의감이 강하다. 부산사람들은 불의를 보면 그것을 수용하기 보다는 자기 몸을 던져서라도 바로잡으려 한다. 4·19혁명, 부마항쟁, 6월항쟁 등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변환점이 되었던 사건의 중심에 늘 부산사람들이 있었던 이유이다. 불의에는 온몸으로 저항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보면 몸을 사리지 않고 도움을 주는 것이 부산사람이다.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어 목숨을 잃은 이수현 청년과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위해 아름다운 사랑을 전하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 등의 용감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은 모두 정의감과 의협심이 강한 부산사람들의 기질과 무관하지 않다.

 

부산사람들은 단결력이 강하다. 부산사람들은 동질감의 표현으로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을 자주 한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집단의식은 일부 부정적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시민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일체감을 형성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적절한 계기가 제공되기만 하면 용광로처럼 활활 타오르는 단결력은 타 지역에서는 감히 흉내도 내기 어려울 정도다. 사직야구장의 수많은 관중들이 일사불란하게 응원하는 모습, 짧은 기간 동안 세계적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게임과 APEC의 성공적 개최 등은 모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밑거름이 되었고 그 원동력은 바로 부산시민들의 높은 단결력이었다.

 

물론 부산사람의 기질 중에는 위에서 언급한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급하다, 거칠다, 다혈질적이다, 무뚝뚝하다 등과 같이 부정적인 측면에서 이야기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기질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긍정적 기질로 승화시킬 수 있다. 부산사람들의 기질을 지역발전을 위해 생산적으로 에너지화해 부산르네상스의 원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와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이처럼 부산사람들의 기질을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정책과 연결, 지역발전의 큰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산발전의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정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자신만 알고 남에게 베풀 줄 모르는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따뜻한 정을 바탕으로 공동체사회를 굳건히 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리고 개방성은 국제화, 소통의 활성화에 기여하게 되고, 불의를 보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부산사람들의 정의감은 신뢰사회 형성에 밑거름이 될 것이며, '우리가 남이가'로 상징되는 높은 집단의식은 부산발전을 위한 시민역량을 결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목록보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