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2014.1. 29국제신문] 기고칼럼 입니다.
" 새해 안녕들 하십니까/박수관"
영원한 것은 없다 모두가 한때일 뿐···온 국민 최선 다하면 안녕들한 상황 가능
-와이씨텍 회장 박수관-
누구나 새해가 되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부푼 꿈과 희망을 갖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러나 행운과 성공의 상징인 청마의 힘찬 기운을 받아 어느 해 보다 큰 기대를 가져야할 신년은 국민 대부분이 안녕들 하지 못한 상황에 처해서 그런지 설렘이 덜했던 것 같다.
지난해 말 한 대학가에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대학은 물론이고 노동계, 심지어 고등학교까지 확산됐다. 각 대자보에는 이를 쓴 당사자들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가 적혀 있고,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안녕들 하십니까' 신드롬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짧은 기간 안에 '안녕들 하십니까' 신드롬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로 사회 전반적으로 삶이 어려워졌고, 무엇보다 바람직스럽지 못한 여러 가지 사회적 현상 때문에 장기간 누적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통로를 대자보가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안녕들 하십니까' 신드롬의 근원지인 대학생들의 경우 이태백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졸업을 해도 절반 정도만 취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졸업생들은 엄청난 좌절감에 빠지는 등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재학생들 또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즐거운 대학생활은 물론이고 현실문제를 외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런 제반사항에 대한 자기반성적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자보를 통해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표현하지 못해서 그렇지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최근 발생한 사상 최대의 금융정보 유출사태로 온 국민이 불안에 빠져 있고, 서민들은 소득은 줄어드는데 전세가와 생활비는 날로 높아만 가는 현실에서 하루하루 고난의 삶을 살고 있다. 기업인은 기업인대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고, 가장 안전하다는 공무원사회마저도 각자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러한 경쟁 때문에 최근 한 공직자가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정도로 온 국민이 안녕하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다.
법정스님께서는 '영원한 것은 없다. 모두가 한때일 뿐…. 그 한때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삶의 빛깔이요 무게다'라고 말씀하셨다. 한겨울 매서운 추위가 몰아닥칠 때에는 따뜻한 봄이 결코 올 것 같지 않지만 곧 추위는 물러가고 어느 샌가 따뜻한 봄이 찾아와 있듯이 우리 모두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쳐버리고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한다면 머지않아 온 국민이 안녕들한 순간이 찾아올 것이 분명하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지금의 위기를 창조적 발전을 위한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지혜와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국민 모두가 안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곧 새 정부 출범 일 년이 된다. 지난 일 년이 새로운 철학과 이념을 바탕으로 국정운영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이고 적극적으로 국민 모두가 안녕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국정운영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비록 세계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뉴스가 연일 들려오고 있어 올해 우리 경제도 낙관할 수는 없지만 새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가져 본다.
정치권에서도 바른 정치를 통해 국민들에게 실망이 아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바른 정치란 사람을 죽이지 않고, 해치지 않고, 이기지 않고, 이기게 하지 않고, 슬프지 않고, 슬프게 하지 않고, 덕과 정의로써 다스리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우리 정치의 모습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부처님의 말씀처럼 실천된다면 그것이 곧 국민을 안녕하게 하는 길이다. 그리고 국민들도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으로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작은 사랑이라도 베풀 수 있는 마음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범국가적인 노력을 통해 올 연말에는 '안녕들 하십니까' 같은 신드롬이 사라지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온 국민이 안녕하다는 소리가 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