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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삶과 꿈] 인연과 신뢰가 세상을 바꾼다.

등록일 : 2013-05-17 조회 : 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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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2013. 05.17 부산일보] 기고 칼럼입니다.

 

              

           

          " 인연과 신뢰가 세상을 바꾼다 "

 

    

                                 - 박수관 YC TEC 회장 / 베트남명예총영사 -

                        

 

 

 최근 우리 사회지역·계층·세대 간 등 다양한 갈등으로 국가 발전과 사회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갈등으로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될 주요 국책사업들이 표류하거나 본질이 왜곡되는 일이 잦은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리 사회에 이렇게 갈등이 만연하게 된 것은 지나친 이기적 욕구와 신뢰의 결여가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법정 스님 가르침에 공동체 삶 눈 떠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은 인정이 넘치고 이타적인 성향이 강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이웃과 함께하려는 공동체 의식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비약적인 경제 발전으로 물질적인 풍요를 이룬 반면 정신적 가치가 경시되는 풍조가 생겨났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협력하려는 상생의 마음보다는 혼자 잘 살고 더 많이 가지려는 이기적 욕심이 강해졌다. 이러한 현상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 공동체 사회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는 인연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듯이 만나기 싫어도 만나야 하는 게 인연이다. 좋은 인연이라 생각해 온갖 정성을 쏟았지만 나쁜 결말을 맺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좋지 않은 인연이라 생각해 소홀히 했던 인연이 더 없이 귀하고 아름다운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좋고 나쁜 인연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인연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기적 마음으로 남이 나에게 잘해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이타적 마음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이 세상에 나쁜 인연이란 없고 서로 신뢰 관계도 돈독해질 것이다.

 

 나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어느 인연이고 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법정스님과의 인연이다. 법정스님은 무소유와 청빈의 삶을 통해 끝없는 물욕의 수렁에서 허덕이는 우매한 중생들에게 참 삶의 길을 열어 주셨고, 영혼을 맑고 깨끗하게 가꿀 수 있는 지혜를 일깨워 주셨다. 법정스님과의 인연으로 나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았고, 이웃을 배려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법정스님과의 인연이 끈이 되어 언제나 맑고 밝은 모습으로 어려운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사랑을 베풀고 있는 '맑고 향기롭게' 회원들과의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되었다.

 

 특히 30년 이상 기업을 경영하는 동안 글로벌 기업인 나이키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과 거래를 맺어 왔는데 이러한 상거래에서도 항상 인연을 소중히 여겼다. 때로는 기업 경영에 심각한 위기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기초하여 진실하고 성실한 마음과 적극적인 자세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었다.

 

 사회적 갈등과 불신이 팽배한 지금이야말로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비의 실천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자비의 실천은 타인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타인의 괴로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민을 바탕으로, 타인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웃의 문제는 나와 별개가 아니라 곧 나의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서로 믿고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맑고 향기롭게 자비 실천할 때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불자들은 각자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감사의 뜻과 함께 나름의 소원을 담은 연등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사바세계에 오신 것은 중생들에게 복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깨우쳐 주시기 위함이다. 자신과 가족의 복을 빌기 위해 밝히는 등불도 좋겠지만,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너와 나로 나누는 삶이 아닌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우리를 앞세우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화합을 기원하는 등불을 밝히면 어떨까. 그런 마음으로 단 연등이 넘칠 때 세상은 더욱 아름답게 빛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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