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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신앙 나의종교) 어머니 품 같은 사찰

등록일 : 2011-11-15 조회 : 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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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품 같은 사찰

 

 

 9월 18일 부산일보 칼럼   박수관 회장

 

오늘도 나는 이른 아침부터 발길을 서둘러 범어사로 향한다. 27년 전부터 어김없이 지켜온,나 자신과의 약속인 매월 음력 초하루 참배를 위해서이다. 일주문에서 시작하여 대웅전,관음전,지장전,팔상전,나한전,산신각,독성각,비로전,용화전,설법전,탑전까지 차례대로 예경(禮敬)을 올리는 사이 어느새 마음은 차분해지고 세속의 번뇌가 말끔히 씻겨져 나간 청정한 나를 느낀다. 근엄하면서도 인자한 미소를 짓고 계신 부처님과 철마다 오색찬란하게 피어나는 금정산은 내게 삶은 힘겨운 것이라고,그렇지만 괜찮다고 늘 다독여 주시는 것 같다.

 

어린 시절 새벽녘 졸린 눈을 비비고 깨어보면 어머니는 항상 뒤뜰 나무 아래 정화수를 떠놓고 다소곳이 합장하고 서서 나지막한 웅얼거림으로 무언가를 지극하게 빌고 계셨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따르던 자그마한 암자에서 1600여년의 역사를 이어온 선찰대본산 범어사에 이르기까지 사찰은 내게 있어 그리운 고향과 아늑한 어머니 품과 같은,언제나 좋은 곳이다.

 

불교를 잘 모르는 이를 만나면 나는 무척 안타깝다. 불교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지혜의 종교이다. 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가장으로서,경영자로서,사회 한 구성원으로서,불자로서의 참지혜를 얻는다. 그 속에서 나는 우리네 삶에서 외떨어져 살 수 있는 '나'란 없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또 우리 둘레의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삶이 가치로움을 체험한다.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세상이 점차 비정하고 냉혹해지더라도 매순간을 열린 마음과 바른 눈뜸으로 착하고 올곧게 살아가야 함을 무엇보다 절감한다. 그렇기에 부처님의 참진리 속에서 나는 자유롭고 행복하다.

 

현생에 부처님법 만남은 내 인생 최대의 선물이며 기쁨이다. 믿음은 살아있는 나무와 같이 성장하는 것이라 하였던가. 더 큰 가지를 드리우고 더 알찬 열매를 맺는 그날까지 내 믿음의 나무를 지혜의 청정수로 푸르게 가꾸어 갈 것을 부처님 전에 고운 향 사르며 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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