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삶이 아름답다
11월 5일 부산일보 칼럼 박수관 회장
나누는 것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웃이 어려움에 처하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기꺼이 도울 줄 아는,인정 많고 베푸는데 인색하지 않은 이타적 민족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이웃과 사회에 대한 배려가 점점 사라져 가고 그 자리를 나만 좋으면 된다는 이기적 풍조가 차지해 가고 있고,이런 현상의 심화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난 6년간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것은,시간이 지날수록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도움을 요청하였을 때 그들은 '왜 하필 나에게 요구하는가'라고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그들은 이웃의 고통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신이 작은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표정으로 언제,어디에서,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들의 대가를 바라지 않는 손길에서 흐린 세상을 건너가는 등불은 꺼지지 않고 밝혀질 것이라 확신하며 그들의 그런 모습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고 향기롭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이들을 격려하고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노력한 결과가 바로 부산 청소년 자원봉사상이다.
최근 주위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을 읽는 사람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조련사가 칭찬을 하면 무게 3t이 넘는 커다란 돌고래도 관중들에게 멋지고 열정적인 춤을 선사할 정도로 칭찬의 힘은 위대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 인간들은 칭찬을 받으면 더 칭찬받고자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아 겸손해지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의 소중한 자원봉사 활동을 칭찬해 주고 미약한 결과라도 격려하며 지원해야 한다.
이번에 부산일보사와 ㈔맑고향기롭게 부산모임이 공동으로 제정한 '부산 청소년 자원봉사상'도 그러한 나름의 뜻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관심 있는 만큼 알게 되고,아는 만큼 보고 느끼며 살게 된다. 특히 어릴 때 보고 배워 익힌 것은 성인이 된 이후의 행동과 태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오로지 대학 진학,타인과의 우열경쟁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몰두하도록 내몰지 말고,더불어 살아가는 삶,주위 이웃들을 돌아보고 작은 나눔을 귀하게 여기고 몸소 실천할 줄 아는 따뜻한 아이들로 키워야 한다.
사실 그동안 우리의 청소년 교육은 입시지상주의의 지배로 학생들에게 실천지향적이고,인성지향적인 교육의 기회를 거의 제공해 주지 못했다. 그 결과로 많은 청소년들이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이기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었고,왕따를 비롯한 다양한 학교폭력과 청소년 비행이 자주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바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자원봉사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현장학습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의 소중함을 인식시킬 수 있고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과 역할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체험학습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개될 미래사회는 사회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더욱 상호의존하게 되는 네트워크사회로 변모해 갈 것이며 이런 사회에서는 개인적 이익보다는 서로의 이익을 위해 힘을 모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의 미래요,희망인 청소년들이 이러한 사회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이들에게 이웃,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은 나누는 행동이 가장 가치 있게 평가되고,나누는 사람이 가장 존경 받는 그런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어른들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칭찬하고 격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