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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양 이야기

등록일 : 2010-08-01 조회 : 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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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양 이야기

 

 

 

3월 18일  부산일보 칼럼    박수관 회장

  

13년 전부터 병을 앓아 왔다는,혈소판이 파괴되어 생명이 꺼져가는 환자가 있었다. 24세의 J양이 백혈병보다 지독하다는 불치의 병 루푸스를 앓고 있었다.

 

어려운 형편에서 J양의 어머니는 딸을 간병하기 위해 식당 일에서부터 공사판 막일까지 온갖 험한 일을 가리지 않고 해왔다. 이뿐만 아니라 J양의 발병 이후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고충이 급기야는 부부 간 불화로 이어져 이혼까지 겪어야 했던 이들의 투병기에 그저 마음이 아플 뿐이었다. 치료비를 받은 J양의 어머니는 결코 은혜를 잊지 않겠노라고 흐느꼈다.

 

치료비 못지않게 시급한 것이 J양에게 맞는 혈소판과 혈액이었기에 'J양이야기'를 부산일보에 의뢰했다. 보도가 나가자 하루만에 300여장의 헌혈증이 맑고 향기롭게 사무국으로 전달됐다.

 

다음날부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두 달 넘도록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물 한모금 넘기지 못한 채 진통제와 영양액으로 버텨오던 J양이 의식을 차리고는 살고 싶다며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배고프니 밥을 먹겠다는 것이다. 그 후 J양은 진통제를 맞지 않고 버티는 시간이 급속히 늘어나고 먹고 싶은 과일이며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J양에게 보내달라며 헌혈증과 후원금,격려의 마음을 담은 편지가 각지에서 도착했다. 세상과 운명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은 자신에게 얼굴조차 모르는 이들이 보내주는 정성과 격려에 J양은 용기를 얻고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얻었으리라. 그러던 중 J양이 전날 밤부터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온몸의 혈관이 파괴되고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조금만 상태가 회복되면 등교하여 전문대학까지 졸업하겠다던 그 기특한 아이,전날 밤 이미 숨을 거둘 상황에서도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날이 밝을 때까지만 자신을 지켜달라 했다는 그 착하고 고운 마음의 J양. 비록 J양은 이 세상을 떠났지만 이번 지원을 계기로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우리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정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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